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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적 독립을 꿈꾸며

월급은 그대로? 주 4.5일제 공약 속 숨겨진 진실은?

by 조선둘리 2025. 5. 23.

2025년 대선을 앞두고 주 4.5일제 공약이 뜨거운 화두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특히 '월급 삭감 없는 주 4.5일제'라는 달콤한 제안이 직장인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는데요, 과연 이 공약 뒤에 숨겨진 진실은 무엇일까요?

주 4.5일제 공약의 현주소

대선 후보들의 공약 경쟁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2030년까지 OECD 평균 이하로 노동시간을 줄이겠다고 공약했습니다 1. 그는 "임금 감소가 없이 4.5일제로 가야 되고요. 앞으로 우리가 점진적으로, 타협을 통해서 나아가야 한다"라고 밝혔습니다.

반면 국민의힘은 다른 접근법을 제시했습니다.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법정근로시간 40시간을 유지하되 유연근무제를 통해 실질적으로 주 4.5일제 이점을 늘릴 수 있도록 하는 다양한 방안을 검토해 대선 공약에 반영할 계획"이라고 발표했습니다. 이는 월~목요일에 하루 8시간 기본 근무 외 1시간씩 더 일하고, 금요일에는 4시간만 근무하는 방식으로, 총 근무시간이 줄지 않아 급여 변동이 없다는 설명입니다.

국민 여론의 양면성

흥미롭게도 국민들의 반응은 조건에 따라 극명하게 갈립니다. 주 4.5일제 도입에 국민 10명 중 6명은 찬성했지만, 일한 시간만큼 급여가 줄어들 경우에는 10명 중 6명이 반대했습니다. 이는 워라밸 개선에 대한 열망과 동시에 경제적 현실에 대한 우려를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현실적 도전과제들

기업의 부담과 우려

기업들은 주 4.5일제 도입에 대해 복잡한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근로자들의 임금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근무시간은 줄어들게 되면, 기업의 인건비 부담이 실질적으로 증가하게 됩니다.

 
구분기업 입장근로자 입장
장점 우수 인재 유치, 생산성 향상 가능성 워라밸 개선, 삶의 질 향상
우려사항 인건비 부담 증가, 대체 인력 필요 임금 삭감 가능성
필요 지원 정부 재정 지원, 컨설팅 임금 보장, 고용 안정
실제 도입 사례와 한계

세브란스병원의 사례는 현실적인 어려움을 잘 보여줍니다. 재작년 간호사 30명을 대상으로 주 4일제를 시범 도입했는데, 임금 10% 삭감이 조건이었습니다. 근무 만족도는 높아지고 퇴사율도 감소했지만, 전체 간호사 6000여 명에게 적용할 경우 매년 약 400억 원의 추가 부담이 필요하다는 것이 병원의 설명입니다 .

 

정부의 시범사업과 지원책

경기도의 선도적 시도

경기도는 2025년 83개 중소기업에 주 4.5일제 도입을 지원하기 위해 예산 83억 원을 편성했습니다 . 이는 기업당 평균 1억 원의 세금이 투입되는 규모입니다.

경기도 4.5일제 사업의 핵심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 근무형태: 주 4.5일 또는 주 35시간 내외로 근로시간 단축
  • 임금보장: 근로시간 단축에도 불구하고 임금은 기존과 동일 유지
  • 참여방식: 4가지 방식 중 기업 현실에 맞게 선택 가능
정부 지원 프로그램

기업의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한 지원책도 마련되어 있습니다:

지원 항목내용금액/기간
장려금 근로자 1인당 월 최대 26만원 (5시간 단축 기준) 6월~12월 (7개월)
컨설팅 근로시간 단축 정착 및 생산성 향상 컨설팅 무료 제공
시스템 지원 근태 관리 시스템 구축 및 업그레이드 비용 실비 지원
 

숨겨진 진실과 현실적 한계

양극화 심화 우려

전문가들은 주 4.5일제가 오히려 양극화 문제를 심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근로시간이 줄어도 충분한 임금 수준이 유지되는 대기업이나 고소득 노동자와 달리, 임금 감소에 민감한 중소기업이나 저소득 노동자에게는 효과가 미미하거나 오히려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정부 재정 부담의 현실

김민석 고용노동부 장관대행은 "근로시간이 줄어드는데 임금이 똑같다면 시간당 임금이 올라 버틸 수 있는 데(기업)가 많겠느냐"며 "정부 재정 지원이 필요한데 정부가 얼마나 투자할 것인지도 고민을 많이 해야 한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생산성과 경쟁력의 딜레마

경제계에서는 주 4.5일제가 국가 경쟁력 저하를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하고 있습니다. 특히 중소기업의 경우 대체 인력 확보가 어려워 실질적인 도입이 쉽지 않다는 것이 현실입니다.

 

성공적 도입을 위한 조건들

단계적 접근의 필요성

전문가들은 시범사업을 통해 제도의 효과를 검증한 후 단계적으로 도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합니다 . 현행 주 5일제도 '놀토'라는 과도기를 거쳐 2011년 전면 도입되었듯이, 주 4.5일제 역시 충분한 준비 기간과 사회적 합의가 필요합니다 .

생산성 향상과 임금 보전의 균형

결국 주 4.5일제의 성공 여부는 생산성을 유지하면서도 임금을 보전할 수 있는 균형점을 찾는 데 달려 있습니다 . 이를 위해서는:

  • 업무 프로세스의 혁신과 효율화
  •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생산성 향상
  • 근로자의 집중력과 몰입도 제고
  • 적절한 정부 지원과 사회적 합의

 

결론: 달콤한 공약 뒤의 쓴 현실

월급 삭감 없는 주 4.5일제는 분명 매력적인 공약입니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기업의 부담 증가, 정부 재정 소요, 양극화 심화 등 복잡한 현실적 과제들이 숨어 있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 제도가 단순히 선거용 공약에 그치지 않고, 실제로 지속 가능한 형태로 도입되기 위한 사회적 합의와 체계적인 준비입니다. 경기도의 시범사업 결과를 면밀히 분석하고, 기업과 근로자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제도를 설계해 나가는 것이 필요할 것입니다.

결국 주 4.5일제의 성공은 생산성 향상과 임금 보전, 그리고 사회적 비용 부담에 대한 합리적 해법을 찾는 데 달려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